둘째와 점심을 한창 먹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가 떴다.
'흠...... 뭘까, 받을까, 말까? '
'받아보자~!'
"여보세요?"
"ㅇㅇ초등학교 보건실입니다. 아이가 열이 나서 울고 있는데 오실 수 있나요?"
사실 초등학교를 보내면서 학교에서 전화가 오는 걸 생각도 하기 싫었고 (무조건 안 좋은 일일 테니까) 무서웠다.
아니나 다를까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당장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를 바꿔드릴게요~"
'아니 아니, 지금 바로 가야지 뭘 통화해요~'
"엄마, 나 머리가 너무 아프고 (흑흑) 아침부터 아팠어"
'뭐? 그럼 말을 해야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평소 같았는데! 아 슬퍼.'
"엄마가 바로 갈게. 거기 그대로 있어. 걱정말고 울면 더 열나니까 울지 말고 기다려."
전화를 끊고
'침착하자. 침착하자. 일단 웨건에 태우고 집에 와서 점심시간 끝나고 병원을 가야겠다.'
학교에서 본 아이는 열나는데 잠바까지 입고 앉아있었다. 선생님이랑 어떻게 인사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회사 나가있는데 이런 전화를 받으면 어떨까...... 어떻게 해야 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헤집었다.
병원 진료는 다행히 순조롭게 끝났고 수족구 심증은 있는데 열 이외에 나온 증상은 없어서 목감기와 코감기 약을 처방받았다. 하루, 이틀 더 두고 보기로.
해열제를 먹고 살아나는가싶더니 새벽에 또 열.
'얼른 수족구 증상이 확실했으면 좋겠다.'
'원인이 확실하지않고 이 생각 저 생각하는 게 머리 아팠다.'
오늘 아침을 먹고 쉬는데 다시 열이 올랐다. 이런 얼마나 불편할까.
해열제를 먹는데 목이 아프단다.
엇, 그럼. "아~해봐"
오호라~수포다!
반가움 반 안쓰러움 반.
짐작했던 게 확실해져서 안도가 됐지만 둘째가 고생했던 게 눈에 아른거려서 첫째가 얼마나 아플까 다시 걱정됐다.
엄마가 되면 걱정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두렵지 않았던 일도 더 두려워지고 내 아이가 겪을 것을 생각하면 더 속이 쓰리다.
그래도 현재는 집에 있으니 바로 달려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면서 동시에 내년이 걱정이다.
굵직한 계획도 없이 마냥 시간만 간다.
아이들아, 건강 빨리 되찾고 신나게 놀러 다니자~!!!
첫째, 둘째! 잘 이겨내리라 믿어.
엄마도 잘 이겨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