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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라요

나는 작아요. 00만큼 아주 작아요. 그렇지만 나는 자라요.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ㅇㅇ하는 순간이나 ㅇㅇ할 때도 나는 자라요. ㅇㅇ순간에도 나는 자라요.

나는자라요첫그림

 학교에서 온 첫째의 책가방을 열었는데 '나는 자라요'라는 글/그림책이 나왔다. 수업시간에 자신이 자라는 순간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을 써서 빈칸을 채웠는데 어찌나 현실적인지 웃음이 나왔다. 웃으면서 한번 읽고 다시 두 번째 읽을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맞춤법이 맞았는지를 봤다면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아이의 글과 그림을 보고 하루하루 자라는 첫째가 보였기 때문이다. 매일 함께하기 때문에 작은 차이를 놓치는구나 싶다.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있었는데 말이다. 많이 컸다, 우리 딸. 고맙다.

 

 문득 불과 석달, 반년 전의 사진을 보게 되면 우리 아이가 이렇게 어렸구나 싶다. 아직도 어린데도 점점 스스로 하는 게 늘다 보니 으레 혼자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그게 내가 편하고 쉬우니까. 첫째도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었겠다고 이제야 깨닫는다.

 

 나도 아이와 같이 자란다. 조금씩 조금씩. 성인이 되면 성장이 멈추는 게 아니라 내면의 성장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 같다. 해가 갈 수록 느끼는 것도 다르고 반성하는 것도 다르다. 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잘 자라고 있는 걸까? 어렸을 때야 엄마, 아빠, 선생님이 있어서 좋은 방향으로 잡아주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그 기준과 방향을 내가 잡아야 한다. 주변인에게 휘둘리기도 하고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간혹 멋진 사람을 보면 롤모델로 삼기도 하면서 방향을 이리저리 틀면서 가고 있다. 이게 자라고 있는 과정일테지. 나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본다. 역시 기록이지. 매일 일정을 쓰고 정리하지만 한 권 다 쓰면 그냥 버리는데...... 다른 다이어리를 써볼까? Plan-Do-See다이어리가 있던데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