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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령을 기다리고 있다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

합격 후 발령을 기다리면서 vs 휴직 후 복직을 기다리면서

 요 몇 달 사이에 나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의미로^^

책도 전보다 많이 읽고 내가 지나온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사색도 전보다 많이 한다. 이런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은 티스토리를 시작한 것이다. 복직이 몇 달 안 남은 것을 알았을 때 휴직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냥 출산했는데 코로나가 터졌고 육아하다가 때가 되니까 일터에 나왔다는 말보다는 아이를 무사히 잘 낳아서 건강해졌고 요즘은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재밌네요라는 말이 호감도 사면서 얘깃거리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임용을 기다렸던 때와 비슷한 점이 있다. 합격은 했지만 언제 발령받을지 모른 채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도 가늠하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눈앞에 있는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해외여행을 갈까요, 컴퓨터 자격증을 딸까요, 다른 공부를 해서 업무에 도움 되도록 할까요? 찾아보면 할 일은 많지만 주어진 시간을 알 수 없으니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나는 공부하는 동안 마음 편히 하지 못 했던, 가족과 시간 보내기를 했다. 가까운 곳에 1박 2일 여행을 가고 어떤 날은 맛있게 저녁을 차려보고 아이와 영화관도 갔다. 그동안 정리가 안 된 집을 싹 정리하고 안 쓰는 물건을 처리했다. 머리보다는 몸을 많이 움직였던 것 같다. 예상 밖으로 발령은 빨리 나왔고 그 기간이 한 달 반 정도였다.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은 남은 기간을 알고 어떤 업무를 할 지 예상하기 때문에 뭘 '더하기'보다는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금 발령을 기다리는 합격생이 있다면 어떤 책이든 좋으니 책을 읽고 하는 일을 기록하라고 하고 싶다. 책을 읽으라는 것은 신규자 교육 같은 시간이 생기는데 그때 아이디어나 화젯거리를 떠올리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난 공부머리는 있었지만 문서작성이나 빠릇빠릇하게 해야 할 컴퓨터 처리 머리는 부족했다. "얼른 컴퓨터와 친해지세요."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타이핑이나 업무 창을 찾는 숙련도도 떨어져 있었다. 휴직 동안 역시 컴퓨터와 담쌓고 스마트폰만 끼고 지냈으니 완전 초초보자로 퇴행했다. 이런 내가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니 컴퓨터와 부쩍 친해진 느낌이 들 뿐 아니라 한 달 동안, 두 달 동안 인상적인 일들이 정리가 되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개인 경험으로 보면 컴퓨터 작업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만 되게끔 문서로든 블로그로든 기록으로 남기면 복귀 후 둔해진 작업 속도를 빨리 올리기가 쉽고 내 행적을 기록하여 추억도 정리할 수 있다. 

 발령을 기다리면서 복직을 기다리면서 나의 부족한 점을 더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그동안 못 했던 것을 하고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하다가 그 기록을 보면서 잘 지냈구나하고 기운도 얻고 어려운 것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