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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문외한입니다만...

드디어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를 발견했다.

하루에 한두 잔 많이 마실 때에는 서너 잔 커피를 마신다. 믹스, 원두, 캔커피 등 종류를 막론하고 그때그때 상황 따라 기분 따라 마신다. 대학생 때는 학교 앞에 있는 이디아를 갔고 직장인이었을 때는 스타벅스를 갔다. 입소문으로 블루보틀을 듣고 마셨는데 잘 모르겠었다. 프랜차이즈 커피는 한 번씩 다 맛본 것 같다. 하지만 딱히 '어디 커피가 내 입맛에 맞아.' 하는 게 없었고 그냥 따뜻한 커피 한잔이 내 손에 있는 게 좋았다. 육아를 하면서 코로나 겪고 커피머신을 집에 들이게 됐다. 하루 종일 믹스와 캔커피를 입에 물고 있자니 원두커피가 생각났고 매일을 퇴근하면서 커피 심부름을 해주던 신랑이 "커피머신 사줄까?' 했다. '엇, 걸려들었어.' "응!! 사줘~"해서 들인 자동커피머신은 여러 원두를 갈고 내리고 하다가 이제는 이 원두만 간다. 테라로사.

개인적으로 라테를 자주 마시는데 처음 매장에서 마시고 살짝 놀랐다. 너무 기분이 좋고 황홀했다랄까...... 그냥 행복했다. 커피를 마시고 그런 느낌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날로 원두를 사서 맛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카카오메이커스에 올라오는 원두, 쿠팡에서 스타벅스 원두, 디카페인 두루두루 먹었는데 하나같이 다시 고르지 않았다. 원두 손품만 팔다가 테라로사 정기배송을 고민하는 나를 발견! 아~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가 생겼구나! 

개인적으로 묵직하고 쓴 맛이 오래가는 원두를 좋아한다. 어슴프레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내 취향을 알게 한 원두는 테라로사 오쿠말이다. 두 번 구매하고 세 번째 갔을 때 이젠 안 나온다고 해서 많이 아쉽다. 페루산 커피로 호두, 캐러멜, 오렌지, 아몬드초콜릿으로 테이스팅 노트에 되어있다. 커피콩에 기름이 많고 끈적했던 기억이 있다. 페루산 커피가 그런 경향이 있나 싶다. 개인적으로 입안에 쓴 맛이 머물러있는 게 좋은데 이 커피가 딱 그랬던 것 같다. 

원두를 고를 때 잘 모르니까 테이스팅 노트를 보고 고른다. 최근에 단풍블랜드가 나왔는데 메이플시럽, 대추, 피칸, 무화과라고 되어있다. 계절에 맞게 감성을 자극해서 이 커피를 내리면 꼭 창밖을 보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볍게 마시게 되는 커피다. 단풍블렌드와 같이 산 에티오피아 예가체페. 뭐 이리 발음이 어려워?했던 이 커피는 은은한 꽃내음, 레몬그라스, 꿀, 청량감이 있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첫째가 우유 거품과 커피를 섞어줄 때 정말 맛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살살 젓는데 마시면 정말 부드럽고 달콤해서 웃음이 난다. 내가 저으면 이 맛이 안나지? 미스터리다.